엄마의 재활 치료
십여 년 전, 병원식으로 나온 식판을 가운데 두고 엄마와 나는 마주 앉아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오물오물 반찬을 씹고 있는데, 엄마가 말했다. "나중에 한 번 더 수술을 받을 거야. 수술받으면 목소리가 옛날처럼 나온댄." 그 말은 뒤통수를 때리 듯 갑자기 내 마음에 내리꽂혔다. 나는 목에 음식이 걸린 것 같다며, 황급히 병원 침대에서 폴짝 내려와 병실 밖으로 나섰다. 바로 맞은편에 병실 사람들의 반찬을 함께 보관하는 큰 냉장고와 정수기가 있는 작은 방이 있었다. 그리고 들어서서 나는 일회용 종이컵에 물을 받으며 울었다. 왜 우는지도 모른 채 그냥 엉엉 울었다. 열 살밖에 되지 않았던 내 작은 어깨가 울음을 따라 들썩거렸다.
가슴팍에 '재활치료사'라 적힌 군청색 옷을 입은 방문 재활치료 선생님이 엄마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엄마의 팔과 다리를 만져보고, 들었다가 내려보고, 엄마에게 여기서 저기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라 지시한 후 타이머로 걸리는 시간을 쟀다. 도움 없이 걸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엄마는 평소에 쓰는 오래된 지팡이에 지탱해 선생님이 던진 미션을 묵묵히 수행했다. "어머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에너지가 넘치시네요." 재활치료사는 엄마를 칭찬했다. "어머님은 대단한 편이세요. 보통 5년 10년 이렇게 재활 치료하러 다니는 분 많이 없는데." 엄마는 방문재활과 별개로, 장애를 진단받은 26년 전부터 이미 꾸준히 재활치료 센터에 다니고 있었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아무리 간단한 재활이라도 꾸준히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아주 크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선생님께 말했다. "저희 엄마 진짜 의지가 대단해요. 엄마가 당뇨가 있는데, 식단이랑 실내 자전거만으로 10kg 넘게 감량했거든요. 그걸 보고 와, 우리 엄마 아직 진짜 젊구나. 지금이라도 운동을 하면 더 나아질지 모르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문재활도 신청한 거예요." 엄마는 내가 엄마를 젊게 생각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수줍은 듯 입을 막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하면서 울음 때문에 목이 멨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울기 싫어 콧물과 함께 울음을 삼켰지만, 엄마의 상태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