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bi Ko

엄마의 재활 치료

간단한 검사를 끝낸 방문 재활 치료사는 엄마에게 물었다. "혹시 무릎이나 고관절에 철심이 박혀 있다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는 않았나요?" 엄마는 대답 없이 나를 쳐다봤고, 나 역시 답을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엄마를 위해 마련한 치료 시간이었고 언제까지나 치료 시간에 내가 동석할 수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대신 답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 채 엄마가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 "제가요. 사고 날 때 기억이 없어요. 사고 후에도 몇 달 동안은 기억이 없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답을 덧붙였다. "워낙 옛날이기도 하고 엄마는 사고 후에 몇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있었어서 모르시는 거 같아요. 아빠는 알지도 모르는데...." 나는 안방을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아빠에게 치료사에게 들은 질문을 그대로 다시 물었다. 아빠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아마 의사는 아빠에게 엄마가 받은 수술에 대해 설명했겠지만, 엄마가 수술받은 부위가 한 두 군데가 아니었고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치료사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더 설명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까 무릎에 수술자국이 있었어요. 여기 무슨 수술을 한 것 같기는 하거든요." 철심이 남아있거나 인공 관절을 심었다면 치료할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관련 내용을 병원에 확인해 달라고 치료사는 말했다. 엄마는 사고 후 2년 동안 머물렀던 병원에 여전히 약을 처방 받으러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었다. 조만간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봐야겠다고 나는 혼자 생각했다. 약속된 무료 첫 방문 진단 시간은 30분이었다. 치료사가 조금 늦게 도착하기는 했지만, 이미 시계는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궁금한 것이 아직 많았고 치료사도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어머님. 왼쪽 발목이랑 손목이 많이 굳어있어요. 티브이 볼 때 발목을 위아래로 까딱까딱 하는 거라도 많이 하고 있으세요. 만약 치료를 더 받게 되시면 다음 시간에 다른 운동도 더 알려 드릴게요." 나는 치료사를 현관에서 배웅했다.

"엄마, 어떤 거 같아? 선생님 어때 보였어?" 우리는 주방 식탁에 앉았다. 엄마는 조금 고민하다가 말했다. "재활 치료는 어디든 다 똑같아. 선생님도 다 거기서 거기야." 나는 그 말을 듣고 풀이 조금 죽었다. 내 눈에 재활치료사는 충분히 전문적인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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